‘제2의 싸이?’ 생선장수 유튜브 뮤비 찍다

영국에서 한 생선 장수가 손님을 끌기 위해 부른 노래가 영국 가요차트상위권에 올랐다. 유튜브에 올라온 뮤직비디오는 조회수가 760만건을 넘었다. ‘영국판 싸이’가 될지 주목되는 이 노래의 주인공은 파키스탄 출신의 생선(31)다.

“아가씨들 여기로 오세요. 생선이 한 마리에 1파운드. 정말 정말 좋고, 진짜 진짜 싸요. 1파운드 생선.”

런던  동부 퀸스마켓에서 일하던 나지르는 길거리에서 단순하고 짤막한 이 가사에 리듬을 얹어 노래를 불렀다. 어떻게든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아 보기 위해서다.

파키스탄 파토키 지역 펀자브 출신인 그는 1년 반 전 유학 비자로 영국에 들어 왔다. 아이넷의 아버지로서 가족들에게 더 나은 삶의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한다. 생계를 위해 생선가게에 취직했지만 판매에는 영 소질이 없었다. 손님을 끌려고 소리치는 것도 적성에 맞지 않는 것 같았다.

그래서 새로운 호객 방식을 생각해 냈다. 어릴 때부터 자신이 있었던 노래를 부르기로 한 것이다. 어린시절 그는 하루 다섯 번, 사원에서 기도를 하며 이슬람의 종교 의식 때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별 내용 없는 가사였지만 진지하게 부르는 노래가 여성 고객을 이끄는 매력으로 작용했다.

간절한 마음이 통한 것일까. 시장을 찾았던 누군가가 그의 소리를 비디오로 찍어 유튜브에 올렸다.  인터넷을 통해 이 영상에 대한 입소문이 퍼져 지난달 영국 ITV의 오디션 프로그램인 <더 엑스 팩터>에도 출연했다. 안타깝게 심사에서는 탈락했으나 따라부르기 쉬운 그의 노래는 ‘원 파운드 피쉬’(One Pound Fish)라는 제목으로 번저 나갔다.

그 후 나지르는 워너뮤직과 함께 정식으로 녹음한 노래를 이달 크리스마스 싱글로 내놨다. 일렉트로닉 연주와 발리우드의 춤을 엮어 뮤직비디오도 찍었다. 노래는 나온지 2주만에 40위권 내로 들어와 현재 29위를 차지하고 있다.

갑자기 몰아 닥친 일정에 바쁜 나날을 보낸 나지르는 성탄절 휴가를 맞아 고향, 라호르 남서부 마을로 돌아왔다. 그의 형제 할리드 나지르는 “마을의 어느 길거리, 상점에 가도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며 “모두 인터넷에서 이 노래를 듣고 미쳐있다“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성탄절 휴가가 끝나면 그는 ‘연예인’으로 취업 비자를 받아 영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나지르는 “이제 내 노래는 아이튠스에서도 살 수 있다”며 “프랑스와  독일, 캐나다, 미국에서도 유명해 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반짝 인기’를 얻고 있는 그가 ‘강남스타일’의 싸이의 명성을 이을 것이라는 평도 나오지만 그 정도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워싱턴포스트의 스타일 블로그는 ‘원 파운드 피쉬’가 ‘싸이 복장’ 등과 같은 특유의 외관이 없고 비디오와 노래의 완성도도 떨어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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